국내외 SF 뉴스

국내외 SF 뉴스 2019-01-16T19:00:45+09:00

[강좌] 영화가 상상하는 미래 : SF의 이해 (서울영상미디어센터-2018.07.13~2018.08.17)

작성자
한국SF협회
작성일
2018-07-05 17:07
조회
2936


https://www.media-center.or.kr/seoul/media/edu/selectEducationDetail.do?eduId=EDU_0000000000001607

■ 강의 목표
동시대 대중영화계에서 가장 활발한 분야 중 하나는 SF 장르일 것입니다.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극장가를 장악하는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의 상당수는 직접적으로 SF 영화를 표방하거나 혹은 간접적으로 SF의 장르적 요소들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코믹스에 기반을 둔 히어로 영화까지 영역을 넓힌다면, 그러한 작품들의 근간을 이루는 세계관과 히어로들의 초인적 능력을 설정하는 데 SF적 요소가 중요하게 쓰임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SF의 장르적 기원은 문학 분야에서 찾을 수 있으며, 이 장르가 잠재력을 펼치게 된 계기는 실제로 우주라는 공간에 대해 분석하고 사고하는 것을 가능케 한 과학의 발전과 냉전시기 미국과 소련이 경쟁적으로 우주 개척에 뛰어들었다는 사회적 배경의 영향이 큽니다. 이 당시 우주라는 공간에 접촉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인간 문명이 진보해나가고 있음을 가리키는 증거물이었으며 우주는 곧 유토피아이자 미래 그 자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예술의 영역에서도 우주와 미래를 상상하는 일은 더 없이 매력적인 일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SF 소설이 성행한 것은 ‘Science Fiction’을 이루는 두 축인 과학적 지식을 충분히 서술하는 데에도, 또한 허구적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는 데에도 소설이라는 예술 형식이 가장 적합했기 때문입니다. SF 소설은 20세기 중후반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클라크, 로버트 하인라인 등의 1세대 작가들과 함께 발전하며 황금기를 누렸습니다.

같은 시기 영화에서는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 <스타워즈> 시리즈, <스타트렉> 시리즈,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솔라리스>(1972),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1982) 정도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작품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 원인은 미지의 우주와 미래 세계를 영화의 시각적 이미지로 표현해 내기에는 특수효과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디지털 및 CGI 테크놀로지가 급성장한 오늘날의 영화는 과학적 이론으로는 증명 가능하지만 실제로 구현해낼 수는 없었던 부분들은 물론 현재 과학적 지식으로 판별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에 대한 상상까지 시청각적 이미지로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SF 문학의 걸작들을 이미지화할 수 있는 조건도 충분히 형성되었음은 물론입니다.

이처럼 기술적 조건이 어느 정도 성숙한 단계에 이르자 SF 영화는 근 10여 년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마도 앞으로의 잠재성은 근래의 성과를 넘고도 남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드러나는 양적인 호황과는 달리, 그 미학적 가치와 사회문화적 함의와 관련해서는 아직 온전한 비평과 이론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본 강좌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으로부터 시작하여, ‘우주’, ‘비선형적 시간’, ‘감시와 통제’, ‘포스트휴먼’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동시대 SF 영화의 미학적 잠재력과 인문사회과학적 함의에 대해 살펴볼 예정입니다.

SF 영화에서 나타나는 미래에 대한 상상에는 테크놀로지 발전에 대한 전망(기대 혹은 우려)은 물론이고 오늘날 우리 사회 구조에 대한 근본적 불안과 공포가 무의식적으로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영화 속 세계를 현실에 대한 거울로서 인식한다면, 마치 과거 역사를 통해 현재의 삶의 조건을 반추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SF 영화에서 나타나는 미래 역사에 대한 상상을 통해 더 나은 삶의 형태에 대해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수강 대상

- SF 영화와 소설을 좋아하는 분
- 디지털 이미지, CGI 테크놀로지의 현황을 알고 싶은 분
- 시간의 비선형성과 시간 여행의 테마에 관심이 있는 분
- 우리 일상에 상존하는 감시와 통제 매커니즘에 대해 반추해보고 싶은 분
- 포스트휴먼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


■ 강의 내용

본 강좌는 SF 영화 장르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피는 프롤로그로 시작합니다.

1주차의 주된 내용은 ‘시청각적 체험으로서의 우주 공간’과 관련됩니다. SF 영화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큰 이유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체험할 수 없는 시공간(우주, 미래)을 영화를 통해 시청각적으로 대리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 있을 겁니다. 이러한 시공간적 요소는 스토리가 전개되는 배경으로 기능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자체로 영화적 탐구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SF 영화에서 우주라는 이질적 공간이 CGI 기술을 통해 어떻게 재현되는지, 우주가 인간의 삶의 조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봅니다.

2주차에는 ‘비선형적 시간’을 키워드로 여러 가지 관련 문제를 살펴봅니다. SF 영화에서 시간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미래가 현재와 맺는 관계를 통해 시간의 속성은 철학적 사유의 대상이 되며, 이때 흥미로운 것은 시간이 비선형적(nonlinear)일 수 있다는 관점입니다. 예컨대 드니 빌뇌브의 <컨택트>에는 인간의 정신 안에서 과거의 기억과 현재와 미래의 기억을 동시적으로 지각하는 일을 가능케 해주는 새로운 언어 체계가 등장하며, 스티븐 스필버그의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약물의 부작용으로 나타난 초능력으로 인해 미래에 벌어질 살인을 예지할 수 있게 된 예지능력자들과 그들의 정신 안에서 예지되는 미래를 시각적 이미지로 재생시키는 특별한 미디어 장치가 등장합니다. 미래를 안다는 것은 인물들로 하여금 결정론과 자유의지 사이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의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킵니다.

3주차에는 위의 문제의식을 연장하여, 시간 여행과 타임 루프(무한회귀)의 서사를 통해 시간의 비선형성에 접근하는 영화들을 살펴봅니다. 이로부터 파생되는 문제의식은 인간이 시간을 통제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통제를 향한 욕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의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시간 통제의 욕망은 궁극적으로는 사회를 통제하여 권력을 쟁취하거나 유지하려는 야망, 혹은 역사를 변화시키려는 열망으로 굴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3주차에는 포스트-아포칼립스(절멸 이후) 서사를 보여주는 영화를 통해 원시화된 미래의 모습에서 인간의 조건은 어떻게 드러나는지 살펴봅니다. 이와 함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역사라는 큰 흐름 속에서 어떤 지위로 서로 교차하고 엇갈리는지를 살펴볼 것입니다.

4주차에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라는 테마를 확장하여, 미래 사회에서 나타나는 ‘감시와 통제’의 구조를 살펴봅니다. 주된 관심사는 핵전쟁이나 자연적 재해 등으로 인해 절멸과 파국을 맞이한 후의 미래가 아니라 현재와의 연속성 내에서 점진적 붕괴의 과정을 겪는 것으로 상정된 미래를 다루는 영화입니다. 이런 영화들에는 소수의 권력자가 보유한 첨단 미디어 시스템이 사회 전체를 완전히 감시하고 통제하며,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극단적으로 이분화 되는 기형적인 형태의 사회 구조가 드러납니다. 예컨대 지구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더 나은 삶의 조건을 만들기 위해 개발된 테크놀로지를 개인이나 소수 집단이 오용한다거나, 전지구적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임시로 활용했던 탈-법적인 체계가 그대로 사회 구조를 형성해버리는 경우입니다. 이를 통해 세계의 붕괴를 막는다는 명목 하에 구축되는 통제와 감시 매커니즘의 추악한 단면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5주차와 6주차에는 SF 영화가 그리는 미래 사회에서 과학기술과 인간의 융합으로 나타나는 ‘포스트휴먼(posthuman)’의 출현이 인간의 존재 조건을 어떻게 갱신하는지 살펴봅니다. 포스트휴먼은 ‘인공지능, 인공생명, 로봇, 안드로이드, 사이보그’ 등으로 구체화되는 기술적 인공물들입니다. 그 인공성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상당 부분의 유사성과 친족성을 지닌 까닭에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제기합니다. 한편으로 인간이 인간과 유사하거나 인간을 초월하는 잠재력을 지니는 포스트휴먼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스스로 창조주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인간 창조의 근원과 진화의 방향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됩니다. 본 강좌에서는 포스트휴먼을 다루는 SF 영화에 대한 심층적 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볼 예정입니다. 포스트휴먼의 궁극적 지향은 결국 인간과의 닮음일까요? 혹은 인간중심주의의 배제를 통한 온전히 새로운 존재의 출현을 상정하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어느 쪽이 유토피아적이고 어느 쪽이 디스토피아적인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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